앙꼬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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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시게

이보시게 친구!
삶은 마라톤이라고 하던데,
이제 슬슬 그것을 이해할 나이가 됐어.
하루가 쌓이는 것이 인생이란 걸 알았지.
매일 뜀박질하지 못한다는 것도
내리막보다 오르막이 힘들다는 것도
나무그늘이 보이면
땀방울 훔치며 쉬는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된거지.
물이 올랐을 때
거친 숨 참고 한 걸음에 달리기도 했고
힘들고 피곤할 때 주저앉아 세상 탓도 했지.
사실은 세상은 가만히 있고
모든 것은 내가 만들어가는
욕심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그게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말했지.
쉬엄쉬엄 가면
들에 핀 꽃도 보이고
산에 멋들어지게 걸린 잎새도 보이고
같이 걷는 친근한 사람도 보이는데…
사는 게 뭔지
자네도 나도 앞만 본 것 같구만.
오늘부터
자네랑 나랑 손잡고 걸어가면 어때?
내가 노래 부르면 자네는 박수를 치고
자네가 춤을 추면 나는 장단을 맞추며
쉬엄쉬엄 걸어가세.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말일세.
걷다가 출출하면
소주도 한 잔 하고,
아무데나 널부러져 낮잠도 자고…
웃으며 살아도 한 평생이고,
바쁘게 살아도 한 평생 아니던가
그냥 쉬엄쉬엄 걸어가세.
봄 꽃향기 날릴 때면
손잡고 여행도 한 번 가고 말일세.
이보시게 친구!
다시는 못 돌아보는게 인생이라네.
인생! 참 짧아 즐겁게 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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