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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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배꼽의 기능

물 속의 첫, 원을 그리며
아무 생각이 없는 천사가
숨을 내쉬면 나도 내쉬지
과실의 꼭지를 툭, 하고 돌려
깊은 심해로 나를 떨어뜨려
올 풀린 전생을 얻은 것
배꼽은 옥상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보이는 마음 같아
죽지 마, 나를 당기는
붉은 실은 끝없이 이어져 있는 것 같아
나의 쓸모를 알 것 같아
후벼 파면 아프고
내 얼굴보다 더
울고 있는 얼굴이 있을 것 같아
엄마가 남겨둔 구멍
슬픔의 퇴화 속에 가만
가만히,
손가락을 넣어본다

* 정현우,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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