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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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조각보에 엎질러진 햇살이 묵은지 국물처럼 얼룩져 있다

바람에 베인 구름의 투명한 상처가 나뭇잎 끝 물방울로 맺히면

그녀의 얼굴에 핀 검버섯도 지고
덤으로 얹어 주던 노을도 잔고로 쌓인다

나무의 미간 사이에서 돋는 달이 현판인 자정 무렵
불을 끄는 걸 깜박 잊은 채 잠든 그녀의 꿈은 영영 꺼지고

아침, 담벼락에 피어 있는 봉숭화 몇 송이 눈이 퉁퉁 불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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