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시절엔 –어서 커서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세월이 너무
빨리 가서 –멀미가 납니다
말이 좋아– 익어가는 거지
날마다– 늙어만 가는데
그 맑던 총기(聰氣)는
다 어디로
마실을 나갔는지…
눈앞에
뻔히 보이는 것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책장 앞에서
냉장고 앞에서
발코니에서
내가– 왜 –여길 왔지?
약봉지를 들고서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않아
집나간 총기(聰氣)를 기다리며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다음 날 까지
돌아오지 않아서
애태우는 때도 있지요
이렇게
세월따라
늙어가면서
나 자신이
많이도 변해갑니다
젊은 날에
받은 선물은
그냥 고맙게 받았지만,
지금은
뜨거운 가슴으로
느껴지고…
젊은날에
친구의 푸념은
소화해 내기가
부담이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