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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밴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림을 터트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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