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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고쳐 써야 모두가 산다 (Repair Culture)♤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책 ‘리페어 컬처 (Repair Culture)’ (볼프강 M. 헤클 지음)에 관한 이야기다.

① 휴대전화를 2~3년마다 최신 기종으로 바꾸지 않으면 뭔가 뒤처지는 느낌이다.
② 구형 가전제품 부품이 AS 센터에도 없다고 해서 아예 새 제품을 구입해야 할지 아니면 고달프지만 부품 찾아 삼만리에 나서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다.
③ 요즘 공산품은 대체로 편리하고 디자인이 아름답지만 예전처럼 튼튼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증후군에 시달리거나, 반드시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책은 제목이 시사하는 대로 마음에 안 든다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고 덜컥덜컥 새 제품 구입하지 말고 이제 는 수리나 수선도 좀 하며 살자는 게 핵심 메시지다.

책에서 다룬 순서에 상관없이, 각종 상품의 의도적인 노후화, 기능적인 노후화를 우선 도마에 올린다.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까칠하게 말하면 새 제품을 빨리 팔아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을 일부러 부실하게 만드는 게 의도적인 노후화다.

1920년대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가 이런 못돼먹은 전략의 시초였다고 소개한다. 기능적인 노후 화는 이를테면 딱히 필요치 않은 것 같은데도 소프트웨어를 자꾸 개선해 구형 노트북을 못 쓰게 만드는 방 식. 이것도 문제적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앞서 ①~③ 증후군은 기업들과 그 기업들을 움직이는 인간 탐욕의 결과인 셈이다.

직접 무언가를 고치는 일이 의미 있는 활동인 이유는 지속성을 경험하게 해주고,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며, 이를 둘러싼 사물들과 나를 의미 있게 연결시켜 주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고치려면 사물을 정확하게 바라 보고 경험하고 발견해낼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뭔가를 고치며 다른 이를 돕다 보면 해방 감까지 느낄 수 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