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
나뭇가지는 신록으로 뒤덮이고
그대 오는 길 푸르름에 에워싸여
싱그러운 발걸음 보이지 않는다
나무 한 그루
내 방 커다란 유리문 앞에 서있고
햇빛은 푸르름에 실려
기다리는 내 눈을 더욱 시리게 만든다
초록잎 이파리가 기다림에 흔들리고 쓰러지는 동안
내 그대 향한 기다림 그치지 않음을 믿으며
바람이 초록으로 물들어 빛날 때
내 마음도 기다림의 빛깔로 물들어
한 잎 나뭇잎이 되어감을 믿는다
내 마음 나뭇잎으로 흔들리고 있음은
나뭇잎이 바람 앞에 쓰러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기다림 끝에 그대 내 곁에 다가오면
한 자락 바람으로 쓰러지기 위함이다
기다림에 지쳐 몸져 눕는 일도
그대 품에 안기듯 쓰러지기 위한
간절한 소망의 연습 때문이다
내 푸른 기다림이
눈부신 신록으로 피어나
바람 앞에 쓰러지고 눕는
한낮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