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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못 가다

어린 시절 나는 머리가 펄펄 끓어도
애들이 나 없이 저희들끼리 공부할까봐
결석을 못했다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주인 여자가
어머 저는 애들이 저만 빼놓고 재미있게
놀까봐 결석을 못했는대요 하고
깔깔댄다 늙어 별 볼일 없는 나는
요즘 그 집에 가서 자주 술을 마시는데
나 없는 사이에 친구들이 내 욕할까봐
일찍 집에도 못간다

– 시인 정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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