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몸을
믿을 수가 없어요
젊은 날엔 내 몸 안에
기운 센 짐승 한 마리 살고 있어
느닷없이
밤에도 울었는가 하면
사흘 낮 사흘 밤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아
우르르 모닥불로 타올랐는데
오늘은
누워도 누워도
더 눕고 싶은
피가 삭은 도사 하나 들어 앉아
뜻 없는 눈물이나
쫄쫄 떨구고 있으니
나는 이제 내 몸을
믿을 수가 없어요
– 문정희, ‘나이의 창’
나는 내 몸을
믿을 수가 없어요
젊은 날엔 내 몸 안에
기운 센 짐승 한 마리 살고 있어
느닷없이
밤에도 울었는가 하면
사흘 낮 사흘 밤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아
우르르 모닥불로 타올랐는데
오늘은
누워도 누워도
더 눕고 싶은
피가 삭은 도사 하나 들어 앉아
뜻 없는 눈물이나
쫄쫄 떨구고 있으니
나는 이제 내 몸을
믿을 수가 없어요
– 문정희, ‘나이의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