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몸통 하나로 뒹굴고 있는
화려한 색깔도 아닌 허연 빨대
속까지 텅 비어 있어
마음대로 꺾고 접어
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것도 꺾어 접어 놓으니
슬그머니 일어나며
반쯤 펴진다
세상에,
네 까짓 게
하다가
속이 빈 나도
누군가 쉽게 보고
꺾고 접어
버리려 할 것 같아
꺾이고 접혀 상처 난 그를
곱게 곱게 펴 주었다
– 신미균, ‘플라스틱 빨대’
고작, 몸통 하나로 뒹굴고 있는
화려한 색깔도 아닌 허연 빨대
속까지 텅 비어 있어
마음대로 꺾고 접어
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것도 꺾어 접어 놓으니
슬그머니 일어나며
반쯤 펴진다
세상에,
네 까짓 게
하다가
속이 빈 나도
누군가 쉽게 보고
꺾고 접어
버리려 할 것 같아
꺾이고 접혀 상처 난 그를
곱게 곱게 펴 주었다
– 신미균, ‘플라스틱 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