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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인생 역전]

박 장군 댁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 정정하던 안방마님이 빙판에 넘어져 꼼짝 못 하고 드러누운 것이다. 박 장군의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도 한풀 꺾여, 매일 사냥을 다니던 발길도 끊고 부인 병수발에 매달렸다. 목관(牧官)으로 한평생 봉직하고 물러난 박 장군은 오십 줄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쌀 한 가마를 번쩍 들어 올리는데, 부인 병수발에 꼼짝도 못하니 죽을 지경이다.

살판난 사람이 하나 있다. 박 장군의 며느리다. 시집살이하던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드러누웠으니 꺼릴 게 없다. 입 무거운 시아버지 박 장군은 며느리에게 잔소리할 위인이 아니요, 남편은 함경도 변방에서 군 복무 중이라. 입속의 혀 같은 몸종 삼월이까지 옆에 있으니 제 세상이 온 것이다.

엉치뼈에 금이 가 일어나 앉지도 못하는 시어머니가 두 해째 누워 있으니 엉덩이에 욕창이 생겨 안방에는 악취가 진동을 한다. 안방에 붙어 있는 사람은 박 장군과 삼월이 뿐이다.

며느리 옥천댁은 시어머니 약사발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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