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봤더라?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라고
오래전에 본
애니메이션 제목이었는데
흐르는 세월에
기억도 흐려져 가는 것일까?
제목이나 이름들이 까맣게 지워지고
줄거리는 아리 삼삼하지만
이맘때면 되살아나는
초속 5센티미터
하늘하늘 떨어져 날리는 벚꽃잎에
손끝을 대면
나, 되돌아 달려가
그 아름다운 곳,
찬란했던 시간으로
다시 접속할 수 있을까?
봄날,
이 작은 떨림이
이 파동이 그대에게 닿는
내 마음의 속도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한 생과
또 한 생이 눈빛으로 스치는
아득한 영원으로 이어지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