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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사이 속보가 되어

어느사이 속보가 되어 -이성부-

걷는 것이 나에게는 사랑 찾아가는 일이다
길에서 슬픔 다독여 잠들게 하는 법을 배우고
걸어가면서 내 그리움에 날개 다는 일이 익숙해졌다
숲에서는 나도 키가 커져 하늘 가까이 팔을 뻗고
산봉우리에서는 이상하게도 내가 낮아져서
자꾸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멀리로만 눈이 간다
저어 언저리 어디쯤에 내 사랑 누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꽃망울 터뜨리며 웃고 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다소곳이 앉아 나를 기다릴 것만 같아
그를 찾아 산을 내려가고 또 올라가고
이렇게 울퉁불퉁한 길을 혼자 걸어가는 것이
나에게는 가슴 벅찬 기쁨으로 솟구치지 않느냐
먼 곳을 향해 떼어놓는 발걸음마다
나는 찾아가야 할 곳이 있어 내가 항상 바쁘다
갈수록 내 등짐도 가볍게 비워져서
어느 사이에 발걸음 속도가 붙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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