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오는
다정한 햇살은
소풍 바구니에 한가득 담고
마주하는
살가운 바람도
우리 가슴에 한가득 담고
아주 오래된 연인처럼
팔짱 꼭 끼고
소풍 갈까요? 우리.
지나가는 구름이
우리가 부러워
자꾸 볼 것 같은데요.
숲에 등 대어 볼까요?
아직은 차갑겠지만
뭐 어떤가요.
그 속에
움트는 새 생명은
더 따뜻해질 터인데.
팔 벌려
반듯하게 나란히 누워
하늘을 볼까요?
잎사귀 하나 없는
나뭇가지 아래에도
하늘이 내려오네요.
그리고
솜사탕 닮은
하얀 저 구름은
우리 머리 위로
손대면
한 움큼 쥐어지겠네요.
우리 손 쭉 뻗어
한입에
쓱 넣어 볼까요?
하지만
너무 갑작스레 녹을 것 같아
나 싫네요.
혹시라도
당신이
그렇게 스러질까 봐서요.
그래도
우리, 오늘
소풍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