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운무 속에서
아득히 보이던 연대봉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바다와 하늘 사이에
수평선 한 줄 그어
너 같은 섬 하나 심고 싶었는데
항상 꿈속에 머물던
가덕도는
이제 더는 섬이 아니다
거가대교가 등을 누르고
섬을 찾는
많은 사람이 배를 누른다
섬은 섬이어야 하는데
가덕도는
이제 더는 섬이 아니다
머지않아 비행기 굉음을
지겹도록 견뎌야 하는
가여운 섬 가덕도
부대낀 시간만큼
눈은 자꾸 흐려지고
비비고 비벼봐도 흐릿한 봄날
오늘 하루는 불 켜지 않고
내가 먼저
용서의 편지를 너에게 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