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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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속을 걷다.☔

봄 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봄 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라일락 뿌리를

일깨우고 죽은 자는

더 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 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뿔들

구름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 해 만에 평온을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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