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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소설가 김훈(74세)의 글입니다.

望八(팔십을 바라 보게)되니까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벗들한테서 소식이 오는데,
죽었다는 소식이다.

살아 있다는 소식은 오지 않으니까, 소식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도 형뻘 되는 벗이 죽어서 장사를 치르느라고 화장장에 갔었다.
화장장 정문에서부터 영구차와 버스들이 밀려 있었다.

관이 전기 화로 속으로 내려가면 고인의 이름 밑에
‘소각 중’이라는 문자등이 켜지고,
40분쯤 지나니까 ‘소각 완료’,
또 10분쯤 지나니까
‘냉각 중’이라는 글자가 켜졌다.

10년쯤 전에는 소각에서 냉각까지 100분 정도
걸렸는데, 이제는 50분으로 줄었다.

기술이 크게 진보했고, 의전을 관리하는 절차도 세련되었다.

‘냉각 완료’ 되면 흰 뼛가루가 줄줄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나오는데,
성인 한 사람 분이 한 되 반 정도였다.

직원이 뼛가루를 봉투에 담아서 유족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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