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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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앙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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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 동행 (이수동 님) 꽃 같은 그대 나무 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이면 10번 변하겠지만 난 나무 같아서 그 10년 내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소쩍새 엘레지

소쩍새 엘레지 김 창 진 어슴푸레 밤을 가르는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 찔레꽃 피는 이른 여름밤 빈 하늘 떠도는 한 서린 연가 하얀 달빛은 온 누리 숨죽여 취해 나리고 강물은 울먹거리며 어디론가 덧없이 흘러가는 바람 소리마저 섧은 밤 솔잎이 가늘게 흔들리듯 서러워 애달파 흐느끼던 가녀린 그 사랑의 넋두리런가 철없이 돌아서 가슴이 시린 아득한 기억에 이

여순 203고지의 백석

여순 203고지의 백석/ 德山 홍찬선 산들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살랑거리고 소쩍새가 솥동 솥동, 뻐꾸기가 뻐꾹 뻐꾹 화답하자 그늘에 놓여있는 두 대의 150mm 러시아 캐논포 사이에서 백석 시인이 천천히 걸어와 이영산탑으로 다가왔다 처음 만났지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반갑게 인사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홍 시인 어서 와요,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와서 고마워요. 늘 궁금했어요, 왜 이렇게

슈바이처 박사

(굿) 4등 칸이 없어💖 슈바이처 박사는 많은 일화를 남겼는데 그 중에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그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아프리카를 떠나 파리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기차를 타고 덴마크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파리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 해 들은 신문기자들이 취재를 하려고 그가 탄 기차로 몰려들었습니다. 슈바이처는 영국 황실로부터 백작 칭호를 받은 귀족입니다. 그래서 취재경쟁에

외연도

외연도/ 황경숙 외연도(外烟島), 서쪽 바다 멀리 안개 잦은 작은 섬. 그곳에 숨겨진 작은 울림들이 조용히 세상 빛을 기다린다. 차르락 차르르 큰몽돌 작은몽돌들이 내는 울림, 휘이잉 스르르 온몸에 부딪쳐오는 2월 섬바람. 노을집 주인은 돌아온 그 섬에서 비워진 마음으로 노을과 바람소리와 커피향을 따뜻하게 나눠주었다. 적막 가득 인적 드문 섬 안엔 푸른 상록수림과 붉디붉은 천년동백이 오래도록 피고지며 그

남은 삶에 위안을 얻으라

☘️🌺🪻남은 삶에 위안을 얻으라. 너무 애쓰지마라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간다. 물 흐르듯 때로는 그대로 맡겨두면 결국은 흘러 흘러 제가 알아서 바다로 흘러간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마라 서두른다고 안될 일이 되고 되는 일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될 일은 천천히 해도 되는 것이고, 안되는 일은 아무리 애를 써도 되지 않는다. 화내지 마라 살다보면 나와

전공의여 의대교수여

전공의여 의대교수여/ 如心 홍찬선 전공의여 의대교수여 나를 생각하지 말고 환자를 생각하라 내 자리보다 환자의 고통이 더 절실함을 깨달아라 환자 없이 전공의도 의대교수도 없음을 상기하라 시간이 흐를수록 원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음을 잊지 마라 의대교수여 전공의여 환자와 환자보호자와 간호사와 뇌전증 분만 마취과와 아동병원 의사들은 너희들의 집단떼에 동조하지 않음을 똑바로 보아라 전공의여 의대교수여 지금 당장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한많은 능소화

** 한 많은 능소화 (김연옥 님) 고독이 안개처럼 출렁이는 담장위에 꽃 등처럼 달려있는 적황색 능소화 맑은 하늘 안고 님 찾아 오는 날 위해 늘 기도하는 모습, 햇빛과 바람속에 말리는 젖은 마음 기다림의 세월속에 줄기마다 뿌리같은 덩쿨, 높은 담장 위 까지 칭칭 감은 서글픈 미소 비 바람이 부는 날 적황색 치맛자락 뒤집어쓰고 시들지 않은 채 뛰어내리는

야마토 여관에서

야마토여관에서/ 홍찬선 이등박문은 몰랐을 것이다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내린 천벌로 불귀의 객이 되어 야마토여관 지하실에서 사흘이나 갇힐 것이라는 사실을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는 알아야 했다 하늘의 그물은 드문드문 성기어도 나쁜 짓 한 것은 꼼꼼히 적어두고 천사를 보내 반드시 응징한다는 철리를 알아야 했다 안중근 의사는 아직도 혼내고 있을 것이다 하늘에서 다시 만난 이등박문을 경운궁

멀리 가는 물

** 멀리 가는 물 (도종환 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세이렌은 유혹적이다 치명적인 목소리로 사랑을 매혹한다 그녀는 늘 두개의 생을 펼쳐놓는다 *까르페디엠과 메멘토모리를… 비록 사랑이 모든 것을 허용 할 수 는 없어도 그러나 사랑은 거의 대부분을 수용 할 수 있음을ᆢ 그러니 당신이 자신의 운명을 사랑한다면 지금부터 당신의 생은 * 아모르파티 눈부신 축제가 될 것이다

커피와 거피잔

(커피) 커피와 커피잔(커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겉치레에 신경을 쓰면서 본질을 잊고 살아갑니다 오래 전에 학당을 떠난 제자들의 방문을 받은 아랍의 노스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자들은 성공담을 늘어놓고 스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각자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성공은 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고 불평을 했지요 그러자 노스승이 일어나 커다란 주전자에 커피를

초평도의 바랑

초평도의 바람/ 德山 홍찬선 너의 가슴도 터졌을 것이다 사람 손길이 그리워 목 길게 빼고 귀 쫑긋 세워 발자국 소리 기다리다 지쳐 하루하루의 그리움이 쌓여 너의 다리도 후들거렸을 것이다 샛바람 불면 봄나들이 할까 비가 오면 물꼬 보러 올까 눈발 날리면 장독 살피러 올까 설렘에 앉지도 못하고 곧추 서서 너의 마음은 날아갔을 것이다 세 해 같은 하루가

백해일익 송담

백해일익 송담/ 德山 홍찬선 때를 알지 못하고 설치면 철부지 자리를 알지 못하고 설치면 곳부지 콘크리트 담장의 담쟁이덩굴은 곳지 소나무 참나무 담쟁이덩굴은 곳부지 한여름 코스모스는 철부지 이른 봄 설연화는 철지 철부지와 곳부지가 많으면 죽음이요 철지와 곳지가 많으면 삶이 피어난다 곳부지 잘라내 소나무 살리고 철부지 도려내 죽음을 살린다

반암리 병바위

반암리 병바위/ 홍찬선 횃불을 당겨라 이 어두움 모두 사르도록 두 눈 부릅 뜨고 두 귀 활짝 열고 목이 터지도록 알려라 신선이 술상을 걷어차 술병이 거꾸로 꽂힌 게 아니란다 눈과 귀와 입과 코를 모두 활짝 열고 누리를 지키는 것이란다 고창에 인물이 많이 난 것은 저 큰바위얼굴 닮으려 뫔에 새긴 사람이 많아서란다

말하지 않는말

** 말하지 않는 말 (유안진 님) 말하고 나면 그만 속이 텅 비어버릴까봐 나 혼자만의 특수성이 보편성이 될까봐서 숭고하고 영원할 것이 순간적인 단맛으로 전락해버릴까봐서 거리마다 술집마다 아우성치는 삼사류로 오염될까봐서 “사랑한다” 참 뜨거운 이 한마디를 입에 담지 않는 거다 참고 참아서 씨앗으로 영글어 저 돌의 심장 부도 속에 고이 모셔져서 뜨거운 말씀의 사리가 되어라고.

청산도의 황소걸음

청산도의 황소걸음/ 황경숙 청산도,푸른섬. 조금 느려도 괜찮아… 청산도는 색으로, 쉼표로, 위안으로 다가온다. 섬 가득 연초록빛과 연노랑의 물결, 층층의 슬로길에선 느릿느릿한 황소걸음이 잘 어울린다. 정성들여 다듬어진 만큼 천천히 둘러보게 되는 오래 머물고 싶은 슬로우시티섬이다. 명불허전, 노란 물결 유명섬에서 희망의 봄빛과 활력 넘치는 젊음을 느낀다. 섬사람들의 노력으로 섬에 오는 많은 이들이 얻게 되는 위로와 추억이 많이 오래

6월 그 아침의 햇살

** 6월, 그 아침의 햇살 (이채 님) 매일의 아침이라도 오늘은 더욱 맑고 푸른 아침이로다 디오게네스의 햇살을 생각하네 바로 그 햇살이로다 알렉산더도 비켜서야 했던 빛 삶의 소망보다 더 소중한 빛, 그 빛이로다 신은 무슨 재주로 날마다 이 아름다움을 끝없이 만들어 내는 것일까 반은 지나고 반은 남은 6월, 그 아침의 햇살 모처럼 나의 하늘을 바라보네 세월의 몸에

보릿고개 달래는 이사랏

보릿고개 달래는 이사랏/ 如心 홍찬선 오월이 가는 길목에 세월 빨리 감이 슬퍼 피눈물을 흘리는 애들이 있다 보릿고개에 허리춤 부여잡고 모내기라는 된 일을 할 때 한 움큼 집어먹고, 헝클어진 마음 다잡아 주었던 빨간 알알이 가장 먼저 익는 게 부끄러워 연지곤지 찍은 누나 볼보다 하루 들일에 지친 저녁노을보다 더 발갛게 물들었던 애들 고달픈 삶을 풀고 깊고 깊은

청산도는 걷기다

청산도는 걷기다/ 如心 홍찬선 청산도는 쉼이다 느린 것도 괜찮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푸르고 뫼도 연두로 물들어 마음도 파랗게 젖는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평지가 노랑으로 노래하고 목섬과 옹투게의 파도가 하얗게 춤춘다 바닷길이 막힐지 모른다는 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느긋하게 걸으며 걸어온 길 되돌아 보고 가야 할 길 가늠하는 사이 바람이 잣고 길이 열렸다 청산도는 걷기가 맞았다

바다의날

바다의 날/ 德山 홍찬선 오월의 마지막날 오늘은 바다의 날 바다와 대륙이 맞닿은 육양(陸洋)의 나라 신라의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에 바다의 중요성을 되새김하려 만든 기념일 바다는 모든 걸 받아서 바다라는데 바다는 소금물로 모든 걸 되살린다는데 바다는 무엇이든 많이 모인 넓은 곳이라는 데 바다는 우리의 희망이며 미래라는데 바다의 날은 좋은 날이라서 1894년 오늘 동학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했고 2002년

낙화

** 낙화 (이형기 님)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의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건강생활

♧50년 경력 흉부외과 심장 전문의사의 솔직한 한마디!! *나는 올해 꼭 80이다.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오래전에 산세가 좋은 이곳에 자리 잡았다. 외식도 않고 건강식만 먹으며 살아온 아내가 70 전에 암으로 먼저 갔다. 자식이 있어도 품안에 있을때 자식이다. 그 아이들의 4~7살 때 모습만 생각하고 내 자식인 줄 알았는 데 지금은 이웃이 더 좋다. 산세가 좋은

장훈

장훈/ 德山 홍찬선 민족의 피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국적은 종이 하나로 바꿀 수 있지만* 히로시마(廣島)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컸지만 일본인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시달렸지만 배달겨레임을 잊지 않고 끝까지 한국 국적을 지킨 장훈의 한 마디가 오늘 우리를 울립니다 1959년부터 1981년까지 23년 동안 쳐 낸 안타 3085개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신화입니다 홈런 504개와 도루 319개도 그저 기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