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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8435041

안녕하세요 잘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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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심

라일락이나 은행나무보다 높이 살지 않겠다 이른 저녁에 나온 별빛보다 많은 등을 켜지 않겠다 두개의 귀와 구두와 여행 가방을 언제고 열어두겠다 밤하늘에 노랗게 켜진 상현달을 신호등으로 알고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으되 다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티끌같은 월요일에 창틀 먼지에 다치거나 내 어금니에 내 혀 물리는 날이 더 많았다 함부로 상처받지 않겠다 내 목에 적힌 목차들 재미없다해도 크게 서운해하지

문득 깨달은 것

살아낸 것이 아니다 그저 살아지는 것이다 샛별로 시작해 가로등으로 끝나는 하루 방금 내린 커피와 어제 내린 비 냄새 세탁소 다녀온 옷의 부드러운 촉감과 이어폰을 타고 넘어오는 네 웃음소리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내가 아는 모든 것들이 나를 살아지게 만든 것이다 천천히 둘러보면 알 수 있어 최선을 다해 살아낸 세상이 아니라 온 세상이 나를 살게한 것이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가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새날 아침에

새날이 왔습니다. 아침 햇살을 따사롭게 입습니다. 햇살은 사랑의 음악처럼 부드럽습니다. 아침은 늘 긍정적입니다. 아침은 고개를 잘 끄덕이며 수긍하는, 배려심 많은 사람을 닮았습니다. 어제의 우울과 슬픔은 구름처럼 지나가버렸습니다. 어제의 곤란을 기억해내야 할 의무도, 필요도 없습니다. 간단하게 어제의 그것을 이 아침에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면 됩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하루가 앞에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우리는 다시 시작하기만

우정일기 3

친구야 네가 나를 바라볼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네가 내 손을 잡아줄 때 나의 모든 슬픔과 아픔들이 다 녹아버리는 것 같다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마침내 말해줄 때 나는 바보처럼 할 말을 잃고 하늘만 본다 눈물만 글썽인다 친구야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아니 될 사랑의 노래구나, 그렇지? 희망의

짧은 해

당신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기에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갈대가 하얗게 피고 바람 부는 강변에 서면 해는 짧고 당신이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보니 참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바쁘게 왔습니다. 오다 보니 당신이 곁에 있었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니 당신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나를 앞세우고 밀고 당기면서 이곳까지 오느라고 고생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나도 당신을 밀고 당기면서 가겠습니다. 사랑하며 가겠습니다. 아플 때도 있었고 내 고민을 나누면서

메아리

작은 호수가 노래하는 거 너 들어봤니. 피곤한 마음은 그냥 더 잠자게 하고 새벽 숲의 잡풀처럼 귀 기울이면 진한 안개 속에 몸을 숨긴 채 물이 노래하는 거 들어봤니? 긴 피리 소리 같기도 하고 첼로 소리인지 아코디언 소리인지. 멀리서 오는 밝고 얇은 소리에 새벽 안개가 천천히 일어나 잠 깨라고 수면에서 흔들거린다. 아, 안개가 일어나 춤을 춘다. 사람

깨끗한 영혼

영혼이 깨끗한 사람은 눈동자가 따뜻하다. 늦은 별이 혼자서 풀밭에 자듯 그의 발은 외롭지만 가슴은 보석으로 세상을 찬란히 껴안는다. 저녁엔 아득히 말씀에 젖고 새벽녘엔 동터오는 언덕에 다시 서성이는 나무. 때로 무너지는 허공 앞에서 번뇌는 절망보다 깊지만 목소리는 숲 속에 천둥처럼 맑다. 찾으면 담 밑에 작은 꽃으로 곁에서 겸허하게 웃어주는 눈동자가 따뜻한 사람은 가장 단순한 사랑으로 깨어

6월의 시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단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황혼의 나라

탄식의 아름다움으로 수놓인 황혼의 나라였지 내 사랑은 항상 그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가도가도 닿을 수 없는 서녘하늘 그 곳엔 당신 마음이 있었지 내 영혼의 새를 띄워보내네 당신의 마음 한 자락이라도 물어오라고

그대는

그대는 바다입니다 내가 바다로 가면 함께 살 섬 하나 만들어놓고 섬이 되자고 하는. 그대는 산입니다 내가 산으로 가면 함께 걸을 길을 만들어놓고 길이 되자고 하는. 그대는 바람입니다 그대 생각 앞세워 그대 머무는 곳에 데려다 주겠다며 그리움이 되자고 하는.

우리도 오늘은 비가 되자

사랑 없어 거칠고 용서 못해 갈라진 사나운 눈길 거두고 이 세상 어디든지 한 방울의 기쁨으로 한 줄기의 웃음으로 순하게 녹아내리는 하얀 비 고운 비 맑은 비가 되자

봄병

어느 분이 봄소식 전하려고 하늘에서 풀쩍 뛰어내리다 바위에 상처를 입어 산등성이마다 피가 번져 진달래여요 신록은 그것이 산불이 이는 줄 알고 출렁출렁 능선으로 파도쳐가서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벚나무 가지에 하얀 물거품을 팝콘처럼 얹어놓았어요 지난 겨울 조용하고 순결한 것의 무게가 우드득 소나무 우듬지를 꺽고 간 자리에 철철 흘러내리는 송진, 그 상처의 향기 긴 겨울 무게에 몸이 얼어 찢어진

봄병

어느 분이 봄소식 전하려고 하늘에서 풀쩍 뛰어내리다 바위에 상처를 입어 산등성이마다 피가 번져 진달래여요 신록은 그것이 산불이 이는 줄 알고 출렁출렁 능선으로 파도쳐가서는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벚나무 가지에 하얀 물거품을 팝콘처럼 얹어놓았어요 지난 겨울 조용하고 순결한 것의 무게가 우드득 소나무 우듬지를 꺽고 간 자리에 철철 흘러내리는 송진, 그 상처의 향기 긴 겨울 무게에 몸이 얼어 찢어진

안개 속에서도

안개 낀 오솔길에서 길을 잃지 않는 까닭은 희망이란 등불이 있기 때문이다. 안개 낀 숲속에서도 외롭지 않은 까닭은 사랑이란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안개 속에서도 정녕 두렵지 않은 것은 어디선가 태양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리지 마라

너의 눈감음으로 세상의 모든 새벽을 가리지 마라 너의 둔감함으로 세상의 모든 새싹을 가리지 마라 너의 눈부심으로 세상의 슬픔을 가리지 마라 너의 체념으로 세상의 모든 도전을 가리지 마라 너의 절망으로 세상의 모든 희망을 가리지 마라

너라는 꽃

너는 생각만 해도 내 안에 꽃밭을 만드는 꽃이다. 너를 만나면 내 안에 꽃밭을 만드는 꽃이다. 너를 보면 새도 되었다가 바람도 되었다가 그런 나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꽃이다.

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 와서 읽는 그대,

벽돌같은 사랑

모래만으로 벽돌은 되지 않는다 시멘트만으로도 되지 않는다 모래와 시멘트가 섞이고 물 또한 있어서 버무려져야 비로소 강한 벽돌이 된다 날씨도 청명한 나날만으로 연속되지 않는다 흐린 날도 있고 눈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도 있다 사랑도 좋음과 시련이 섞이고 눈물 또한 있어서 버무려진 것이야말로 말발굽에도 깨지지 않는다

감격하세요

나무들을 열어놓는 새 소리 풀잎들을 물들이는 새 소리의 푸른 그림자 내 머리 속 유리창을 닦는 심장의 창문을 열어놓는 새 소리의 저 푸른 통로 풀이여 푸른빛이여 감격해본지 얼마나 됐는지

사흘

문상객 사이에 사흘이 앉아 있다 누구도 고인과의 관계를 묻지 않는다 누구 피붙이 살붙이 같은 사흘이 있는 듯 없는 듯 떨어져 있다 눈코입귀가 눌린 사람들이 거울에 납작하게 붙어 편육을 먹는다 사흘이 빈소돌며 잔을 채운다 국과 밥을 말아놓고 먹는 듯 마는 듯 상주가 사흘을 붙잡고 흐느낀다 사흘은 가만히 사흘 밤낮을 안아준다 죽은 뒤에 생기는 사흘이라는 품 그

흰 손

해 지는 서산으로 간다 아름다워라 산그늘 속 흰 억새꽃에 나는 눈 못 뜨겠네 걸어온 길도 걸어갈 길도 해는 지고 산그늘 속 억새꽃 하얀 손짓에 어지러워라 눈 못 뜨겠네 내게 희게 부서지겠네

숨기고 싶은 그리움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어느 햇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만 머물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 같은 자유와 동심 같은 호기심을 빼앗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만 그리움을 주고 내게만 꿈을 키우고 내 눈 속에만 담고픈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눈을 슬프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