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쉬고 있는 중이라네
“나는 쉬고 있는 중이라네.” 어느 날, 한 노스님이 산길에 앉아 있는데, 한 젊은 스님이 지나다가 물었다. “오는 중[僧]입니까? 가는 중[僧]입니까?” 분명 노스님을 희롱하는 언사였기에 곁에 있던 시자(侍者)가 발끈했다. 그러나 노스님은 태연하게 한마디했다. “나는 쉬고 있는 중이라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유머로 한방 먹인 이 분은 바로 경봉(鏡峰·1892~1982) 스님이다. 화장실에 ‘해우소(解憂所)’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준 이도 경봉 스님이다. “버리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