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Close this search box.

황혼

🌳 황 혼

– 이인호 시-

늙어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 길이 뒷 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9

로그인 하시고
하트를 보내세용

AD

Log in, leave a comment and earn ANKO
로그인해서 댓글 달고 ANKO 버세요.

Subscribe
Notify of
7 💬
좋아요 순
최신순 오래된순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