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면
모두가 그리운 것뿐인데
그때는 뼈를 녹일 것 같은
아픔이나 슬픔이였을 지라도
지나고 보면 그것마저도 가끔은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견디고 살았던가 싶을 만치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지금 조용히 눈을 감고 그때를 추억하다 보면 더욱 생생하고 애틋한 그리움으로 가슴에 남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이 시간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과 고통스러운 삶의 질곡에 서있다 할지라도
결코 이겨내지 못할 일은 없다는 뜻이 아닐는지요
가진 것의 조금을 잃었을 뿐인데 자신의 전부를 잃었다고
절망하는 것은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보지 못함이요
남이 가진 것을 조금 덜 가짐에서 오는 욕심이며
비워야 할 것을 비우지 못한 허욕 때문이며 포기와 버림에 익숙하지 못해서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기로에 서있는
사람들의 기도는 참 소박합니다
비록 평생 일어서지 못한다 할지라도 살아 숨 쉬고 있음 그 하나가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되고
살아 있음 그 하나만으로도
더 없는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을 보게 됩니다
남의 가슴에 들어박혀있는 큰
아픔보다 내 손끝에 작은 가시의 찔림이 더 아픈 것이기에
다른 이의 아픔의 크기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더 이상 자신만의 생각과 판단으로 스스로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았고 후회와 회한으로 가득한 시간이었을지라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 날의 새로운 소망이
있기에 더 이상은 흘려보낸 시간들 속에 스스로를 가두어 두려 하지 마십시오
아픔 없이 살아온 삶이 없듯이
시간 속에 무디어지지 않는
아픔도 없습니다
세상을 다 잃은 듯한
아픔과 슬픔마저도 진정
그리울 때가 있답니다
문경찬/삶의 재생 중에서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