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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

不欺自心(불기자심)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

어느 날 청년은

해인사 백련암
성철(1912~1993)
스님을 찾아갔다.

“스님, 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

삼천배로
녹초가 된 청년에게
스님이 말했다.

“쏙이지 말그래이.”

굉장한
한 말씀을 기대했던
청년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 던지는 스님의 말에

실망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와?
좌우명이 그래 무겁나.

무겁거든
내려놓고 가거라.”

•••

청년은
그 길로 머리를 깎고
출가(出家)했다.

원택 스님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72년 출가해
22년간 성철 스님을 모셨다.

•••

‘불기자심(不欺自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는

본래 성철 스님
자신의 화두였다.

가끔
휘호로도 썼다고 한다.

백련암에는
성철 스님이 쓴
이 휘호가
액자로 걸려 있다.

한때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마음’을
속일 수는 없는 법.

‘산은 산, 물은 물’과 함께
성철 스님의
‘불기자심’은

서릿발 같은
자기 성찰(省察)과

실천행을
강조하는 죽비소리로
세상(世上)에 남았다.

조선 명종 때

문신이었던
임권의 좌우명이
‘독처무자기
(獨處毋自欺)’였다.

‘홀로 있는 곳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마라’라는
뜻이다.

유교 사서(四書)의
하나인
‘대학’에서는 이를
‘신독(愼獨)’이라고 했다.

역시
‘홀로(獨) 있을 때
삼가야(愼) 한다’는
뜻이다.

조선 선조 때

유학자인
김집은 호가
신독재(愼獨齋)였다.

그의 묘비에는

‘혼자 갈 때
그림자에
부끄러울 것이 없고,

혼자 잘 때
이불에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참으로
무서운 다짐이고
당당한 자기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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