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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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는날

📨 사소한 것이 세상을 바꾼다.
  
이사 가는 날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아내는 아무 말 없이 남편을 바라보았다.

남편은 실직을 하고 이력서를 들고 꽤 오랫동안 직장을 구하러 다녔다.

결국 집을 팔아 빚을 갚고 낯선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아내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시작해야 되는 새로운 삶이 두렵고 외로워 울고 싶었지만
남편의 절망을 아는지라 내색할 수 없었다.

이삿짐을 정리하던 아내는 싱크대 서랍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이사 오느라 애쓰셨어요.
저는 이곳에서 아주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특히 부엌에 있는 작은 창으로 내다보이는 바깥 풍경은 늘 한 폭의 수채화 같이 멋지답니다.

당장 이용해야 되는 가게 전화 번호입니다.

주인 모두 친절하고 다정한 분입니다. 행복하십시오.”

글 밑에 빼곡하게 쌀집, 채소가게, 정육점, 약국, 미용실, 목욕탕 등 가게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아내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춥고 앙상한 겨울산이지만
머지않아 연둣빛 새싹이 돋고 진홍빛 진달래가 수놓여진 아름다운 봄산이 되리라.

아내는 전에 살던 사람이 남긴 편지 한 통으로 이곳에서 행복을 꿈꾸게 됐다.

오늘도 선행 많이많이 베푸시고 웃음 만땅 행복 만땅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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