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에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앙꼬 손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