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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새

도요새

가장 높이나는 새
가장 멀리나는 새
봄이 되면 날아와
쉬었다가 철 따라 북쪽으로
수만리 장천(長天)을
가고 오는 철새.
부화한지 다섯 달 된
도요새가 알래스카에서
호주 태즈메니아까지
1만3560km를
중간 기착없이
11일 1시간만에 도달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힘겹게 지구의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비행하는
이유가 있으리라.
인간도
역경과 시련의 삶의 연속에서
하루하루 고단하지만 그안에서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가듯이…,
[도요새에 관한 명상]
~~~~~~~~~~~~~~~~~
먹고살기 어려운 거지만
시베리아에서 뉴질랜드까지
얼굴이 반쪽 되도록 태평양을
세로지르는 도요새.
먹고사는 게
최고 존엄 맞지만
멀리 가봐야 노동이고
높이 날아봐야 생계이므로
어지간하면 퍼질러 앉겠구만,
물과 뭍의 경계
드나드는 파도 틈새에서
하품하는 먹잇감을
노리는 도요새.
평화는
생사가 갈린 이후
잠시 반짝이는 적막이다
먼 곳에도
다른 세상 없는데
새 대가리 일념으로
태평양을 종단하는 도요새.
산다는 건
마지막이므로 살자,
살아보자, 후회없이 살다가자,
다시 태어나지 않으리니.
– 김중식,
『울지도 못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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