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젊어 단칸 방 생활할 때
머리 맡 요강에 앉아
수줍게 고개 숙이던
당신은
그리도 예뻤는데
비데에 앉아
당당한 듯 고개들고 있는
지금의 당신은
낯설어 보입니다
쳐진 듯 한 뱃살이 낯설고
뻔뻔해진 듯한 당신이
낯설어 보입니다
그런 것도
사랑이라면
우리 살며
그 모든 것이 사랑이려니
그래도 웃으며 넘길 수 있다는 건
아직도 나 당신 믿고
당신 날 믿으며 사는 까닭 이겠지요
당신, 참
이리 나이 드는데, 세월 가는데
우리 사랑엔 아직도
유통기한 남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