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코인

봄시

들꽃 길 – 김옥춘

꽃길이었다.
그 길이
들꽃 길이었다.

아름다운 길이었다.

고개 떨어뜨리고
어깨 늘어뜨리고
걸었는데
그 길이
작은 꽃들로 가득한
들꽃 길이었다.

지구는 아름답다.
나 우울할 때 걷는 길도
꽃길이다.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들꽃 길

환호했다.
그 작은 꽃들이
하나도 작지 않은 몸짓으로
온몸을 흔들어
환호했다.

주저앉았는데
땅 꺼지게
한숨만 쉬었는데
바닥으로 가라앉은 나를 향해
손 흔들고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환호했다.
수많은 꽃들이
아름다운 들꽃들이

지구는 훌륭하다.
아름답다고
사랑한다고
보잘것없는 삶 아니라고
못난 삶 아니라고
절대로 작지 않다고
비난 대신
갈채를 보냈다.
인간들의 열렬한 팬인
신을 대신해서
나의 완벽한 지지자인
엄마를 대신해서

꽃길이었다.
내가 걸은 길이

꽃길이다.
내가 걸어야 할 길이

사랑한다.
나!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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